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아동 작가의 가장 빼어난 작품
나탈리 배비트는 뉴베리 아너상, 미국 도서관협회 도서상을 비롯한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상 미국 후보로도 추천된 작가다.
『트리갭의 샘물』은 풍부한 상상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필독서로 선정되어 현대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또한 1981년, 2002년 두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고, 2016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한 작품이다.
신비스러운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터크 가족은 최대한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지내기 위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살아간다. 열 살짜리 소녀 위니 포스터가 우연히 자신들의 비밀을 알게 되자, 터크 가족은 영원히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축복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주기 위해 위니를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간다.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터크 가족과 위니는 친구가 되지만, 노란 양복을 입은 사나이가 이들에게 몰래 접근하면서 비밀이 탄로날 위험에 처한다.
영원한 생명,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우리를 둘러싼 이 모든 게 무엇인지 알겠니, 위니?”
터크는 나직한 목소리로 위니에게 묻고는, 잠시 후 자신이 대답했다.
“생명이야. 움직이고 자라고 변화하고, 한순간도 똑같지 않은 것이지.
매일 아침 바라보는 이 호수의 물도 똑같아 보이지만
실은 같은 게 아니란다. 이 물은 밤새도록 움직이고 있어.”
『트리갭의 샘물』은 우연히 숲속의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삶을 얻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터크 가족의 태도는 각기 다르다. 열일곱 살인 제시는 인생은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제시의 형은 언젠가 중요한 일을 할 길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 반면 아버지인 터크는 변함없이 영원토록 한 자리에 멈추어 있는 삶은 삶이 아니며, 길가의 돌멩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어머니 매는 싫든 좋든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려는 태도는 보여 준다. 또 노란 양복의 사나이는 이 샘물을 이용해 일확천금을 꿈꾸며 터크 가족을 위협한다. 독자들은 영원의 샘물을 둘러싼 이런 다양한 모습과 선택의 기로에 선 주인공 위니를 통해 시간과 영원,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된다.
제시는 위니에게 자기와 동갑이 되었을 때 그 샘물을 마시고, 함께 영원히 신나게 살아가자고 권한다. 위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 샘물을 마시고 터크 가족처럼 영원한 삶을 얻을까, 아니면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자라고 나이 먹고 늙어 죽는 삶을 선택할까? 작가는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엄청난 비밀과 선택의 괴로움을 독자에게 던진다. 읽다가 내려놓을 수도, 잊어 버릴 수도 없는, 무섭고도 아름다운 이 현대의 고전은 나이와 관계없이 잠시 멈춰 서서 시간과 영원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토론해 볼 수 있게 한다.
편집자의 말
영원한 삶이란 없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불로불사를 다룬 픽션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냅니다.
왜 인간은 영생을 꿈꾸는 것일까요?
우리에게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이며, 얼마만큼의 무게를 갖는 것일까요?
『트리갭의 샘물』과 함께 그 실마리를 찾는 독자분이 계시기를 바랍니다.
디자이너의 말
기존 표지가 하얀 바탕과 본문에 사용된 일러스트의 조화로 단정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리커버 양장본에서는 심플한 일러스트로 분위기 전환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나무의 색, 검정 배경색의 대비를 통해 샘물이 주는 신비로움과 영생의 양면성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의 중요한 매개체인 샘물을 홀로그램박 후가공을 통해 부각시켰고
모양도 크기도 모두 다른 나무는 각자 가진 다른 인생의 모습처럼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샘물이 주는 영원은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나라면 저 샘물을 마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