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작은 털복숭이 고양이 하기로부터
이 거친 세상을 더 의젓하게 살아갈 에너지를 나눠 받고 있다.
그리고 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기를 성실하게 보살피고 사랑한다.
우리가 서로를 보살피면서 살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길에서 살던 고양이 하기는 저자가 동네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시절 밥을 챙겨주던 동네 고양이입니다. 어느 날 골목에서 새끼를 낳았으나 동네 주민의 신고로 사람에게 빼앗겼습니다. 그럼에도 날이 추워지자 스스로 사람에게 보살핌을 요청하며 당당하게 주변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던, 조금은 뻔뻔하고 많이 씩씩한 고양이입니다.
역시 길에서 살던 고양이 청이는 새끼 시절 사람 가족에게 입양되었다가 성묘가 되면서 다시 길에 버려졌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모두 친화력 강한 유순한 성격이지만 몸이 약해 고양이 무리에 섞이지 못했고 때로는 나쁜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정이 많은 고양이입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나는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인내와 사랑으로 나를 보살핀 시간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내 안의 그 사랑을 바탕으로, 나의 집으로 들어온 생명체들을 대한다.
최초의 가족으로부터 배운 새로운 가족 만들기.
사랑은 이어진다.”
동네 고양이에게 사료를 챙겨줬을 뿐인데 집까지 찾아와 ‘입양하라!’며 작가를 집사로 간택한 고양이 하기, 길에서 살며 작가의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다가 너무 약해져서 더 이상 길에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 작가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운명의 고양이 청이.
생명을 거두고 책임진다는 부담감과 ‘가족’이라는 무게로 망설이던 김나무 마이클 부부에게 오히려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준 하기와 청이의 이야기가 담백한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혼자가 익숙하던 김나무 작가와 미국에서 온 청년 마이클과의 만남은 또 어땠을까요? ‘조금 이상하지만’ 영혼의 결은 단정한,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이 가족이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김나무 작가는 두 고양이에게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너그럽게 사람을 대하는 관대함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반려동물’을 넘어 가족으로 함께하는 두 마리 고양이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겨 줍니다.
요리로 화해하고 요리로 마음을 전하는, 그리고 ‘자신을 먹이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저자의 특별한 요리 레시피들도 소개합니다. ‘마이클식당’을 운영하는 마이클의 에피소드가 담긴 특별한 요리와 김나무 작가만의 간단하지만 먹음직스러운 요리의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두 마리 고양이와 두 사람’이라는 각기 다른 네 존재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며 담담하게 꾸려 나가는 일상의 이야기가 무심한 듯 따뜻하게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귀여운 발자국을 남길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