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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에서 제일 큰 여자아이 안젤리카] 참 재미있는 거짓말

작성자 프레드릭(ip:)

작성일 2015-12-10

조회 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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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글 앤 이삭스 | 그림 폴 젤린스키 | 역자 서애경 | 비룡소

페이지 36 | ISBN 9788949110714 | 8,500원


1815년 8월 1일


안젤리카 롱라이더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안젤리카는 태어났을 때 키가 이미 엄마보다 조금 더 컸습니다. 물론 아기였으므로 혼자서 나무를 타지는 못했습니다. 안젤리카가 자라서 테네시 주 최고의 사냥꾼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는 시작부터 대단히 허무맹랑합니다. 마치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라고 선언을 하는 셈입니다. 아이의 이름도 ‘안젤리카 롱라이더’라니요! 우리말로 옮기자면 ‘천사 꺽다리’라고 해야 할까요? 세상에 엄마보다 키 큰 갓난아기가 어떻게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갓난아기가 혼자 나무를 탈 수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요?


그런데 이런 빤한 거짓말을 읽는 독자들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너무 빤한 거짓말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게다가 안젤리카가 어떻게 테네시 주 최고의 사냥꾼이 될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앤 이삭스가 첫 장면에서 지어 낸 거짓말 가운데 최고는 바로 안젤리카의 생일이 1815년 8월 1일이라고 한 것입니다. 아주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함으로써 마치 안젤리카가 역사 속에 실제로 존재한 사람인 듯 만들었으니까요. 물론 저라면 1815년 8월 32일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코메디의 기술


이제부터 작가 앤 이삭스가 어떻게 독자들을 웃기는지 예를 들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테네시 주의 아빠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침대에 새 도끼를 넣어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이상한 풍습이지요? 그런데 그 이유는 더 이상합니다. 아기한테 장난감으로 도끼를 주는 것이랍니다. 아빠가 자기 아기한테 위험천만한 도끼를 가지고 놀라고 주는 풍습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안젤리카의 아빠도 테네시 주의 풍습에 따라 안젤리카의 침대에 새 도끼를 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이제 안젤리카는 도끼를 가지고 무얼 했을까요? 독자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갓난아기 안젤리카는 아빠가 준 그 무시무시한 도끼로 아기 오두막을 한 채 지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안젤리카가 열두 살 되던 해의 일입니다. 짙은 안개 때문에 마을을 지나던 포장마차 행렬이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늪에 빠진 포장마차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늪이 왜 무서운지 잘 알지요? 늪에 빠지면 사람도 구할 수 없는데 그 큰 포장마차를 어떻게 꺼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순간 안개를 헤치고 안젤리카가 나타났습니다. 안젤리카는 마치 가랑잎 줍듯이 포장마차를 번쩍 들어 올려서 땅으로 옮겨 놓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열두 살이 된 안젤리카의 키가 얼마나 컸기에 포장마차를 가랑잎 줍듯 옮겨놓았을까요? 그런데 이때 사람들의 반응이 더 기가 막힙니다. 그 어마어마한 거인 소녀를 보고 “늪의 천사다!”라고 환호성을 질렀다는 겁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안개 속에서 여러분이 타고 온 포장마차보다 몇 배나 더 큰 소녀를 만나면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렇듯 작가 앤 이삭스는 더 큰 거짓말을 지어 내기 위해 새로운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어 냄으로써 독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가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작가 앤 이삭스의 상상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을 겁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겠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는 태어날 때 키가 얼마나 컸을까? 자라면서 무엇을 하며 놀았을까? 결국 얼마나 크게 자랐을까? 그래서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이런 상상이 모여서 이 그림책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따금 누구나 엉뚱한 상상을 해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상을 끝까지 밀어붙여서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사람이 바로 작가이며 이야기꾼입니다. 어쩌면 누구나 이야기꾼의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 안젤리카보다 거인 안젤리카를 생각해 낸 작가 앤 이삭스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훌륭한 발명보다 그 훌륭한 발명품을 발명한 발명가가 더 훌륭하게 느껴지듯이 말입니다.

물론 작가와 발명가는 모두 상상이라는 재능을 꽃피우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의 바탕이 바로 상상이며, 상상력이야말로 사람이 지닌 가장 탁월한 재능일 것입니다.


작가 앤 이삭스의 거짓말은 너무나 터무니없지만 동시에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무한하며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를 일깨워 줍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를 상상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가 되는 방법임을 깨우쳐 줍니다. 실제로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를 상상함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큰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안젤리카, 최고의 사냥꾼이 되다!


아직 이 책을 보지 않은 분은 안젤리카가 어떻게 테네시 주 최고의 사냥꾼이 되었는지 궁금할 겁니다. 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은 이제 이 책을 직접 보거나 상상을 해야 합니다. 작가의 상상이 궁금하다면 반드시 책을 보십시오. 여러분 스스로 상상하는 편이 더 즐겁다면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상상력이라는 놀라운 재능을 갖고 태어났으니까요!

첨부파일 안젤리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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